커피 없이는 버티기 힘든 월요일.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면 문득 ‘이렇게 커피를 마셔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커피의 건강상 이점에 대한 갑론을박은 여전하다. 특히, 커피가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은 수십 년간 진행되어 왔다. 그런데 최근 커피와 차가 심혈관 질환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어 주목을 끈다.
커피와 차, ‘만병의 근원’ 제거해 심혈관 질환 위험↓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폴란드 로즈 의과대학(medical university of lodz) 예방심장학과 지방학과 스타니스라우 수마(stanislaw surma) 교수팀이 커피, 차와 심혈관 질환의 상관성을 추적한 기존 연구 논문을 메타 분석(meta-analysis)한 결과, 커피와 차의 섭취를 통해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약학 연구(pharmacological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심장에서 신체의 근육과 장기로 혈액이 흘러가는 혈관인 동맥의 벽 내면에 기름이 끼어 폭이 좁아지는 현상을 동맥경화라고 한다. 이로 인해 생기는 뇌경색, 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통틀어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이라고 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을 갖고 있거나 염증, c-반응 단백질(crp)이 많을 때 발병하기 쉽다. 연구팀이 수집한 많은 관찰 연구에서 커피와 차의 섭취는 심혈관 위험과 사망률을 상당히 감소시켰다. 9건의 연구 논문을 메타 분석한 결과, 커피 소비가 혈중 crp 농도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내 crp가 증가하는 것은 급성 감염이나 염증이 있음을 의미한다. 주로 심장 발작, 패혈증, 외과적 처치 후 수치가 증가한다. 12건의 연구 논문에 대한 메타 분석에선 커피 소비가 아디포넥틴(adiponectin) 농도를 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명 ‘착한 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아디포넥틴은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데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그래서 비만, 당뇨병, 동맥경화 등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커피와 차의 섭취는 아디포넥틴 농도를 증가시키고, 활성산소를 낮추며, 혈관 건강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건강한 식단 일부로 커피와 차의 섭취를 권장한다는 것이 우리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커피에는 1,000가지가 넘는 생리활성물질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카페인은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염증과 관련한 성분의 활성을 감소시킨다. 연구팀은 “여과되지 않은 커피에서 주로 발견되는 카월, 카페스톨도 항염증 및 항산화 특징이 있다”라며, “카페인산도 염증 개선 성분”이라고 강조했다.
고혈압 환자에게서는 오히려 사망률 2배 이상↑앞서 말했듯 카페인 성분에는 항산화 효과가 있어 혈관 내 염증을 줄임으로써 심혈관 기능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게서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작년 ‘미국심장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커피가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팀은 40~79세 일본인 1만 8,609명을 대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커피나 녹차를 하루에 몇 잔씩 마시는지 조사했다. 19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완기 혈압이 100mmhg 이상인 사람들은 하루에 커피를 두 잔 이상 마시는 경우 사망률이 2.05배 높았다. 녹차는 혈압이 160/100 이상인 환자의 사망률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연구팀은 “매일 커피 한두 잔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혈압이 아주 높다면 커피보다는 녹차를 더 추천한다”라고 조언했다.